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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취업후기

2019.08.05

2019년 K-MOVE 일본 호텔 연수 과정 1기 연수생 수기_도*정

[우수과정] 2019년 1차 일본취업 호텔 및 리조트 매니저 양성과정




● 이름: 도 *정
● 연수기간: 2019년 03월 12일 ~ 2019년 08월 06일

늦었다고 생각한 지금이 출발점
25세, 평균 학점 3.22점, 어학 자격 전무, 대외 활동 전무.
2년 전 대학을 졸업한 직후의 나는, 소위 말하는 無스펙의 표본이었다.
딴에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며, 학점이니 토익이니 하는 세간의 평가 잣대에 따르지 않겠다던 객기는 내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었고, 들이밀기도 부끄러운 이력서와 함께 내 자존감을 갉아먹었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숨통을 틀어막고 깊은 우울의 바다로 끌어내렸다. 대학 동기와 선후배들이 취업과 진로를 고민하고 선택하고 나아가는 동안, 나는 도전 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가라앉고만 있었다.
취업은커녕 취업 준비조차 손을 대지 못하고 반 백수로 지낸 기간만 1년. 의외의 방향에서 숨통이 트였다. 대학 시절부터 줄곧 해 온 아르바이트였다. 주로 레스토랑이나 이자카야 등 손님과 접하는 서비스 계열의 아르바이트를 줄곧 해 왔는데, 이 일을 하는 동안만큼은 ‘즐겁고 당당한 나’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일하던 가게의 사장님에게서 정직원으로 근무해보겠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생활비를 벌기 위해 했던 아르바이트가 내 인생을 꾸려가는 길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길이 보이자 나아갈 방향도 알았다. 서비스 업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스물 여섯, 대학 새내기로는 늦었을지도 모르는 나이에 다시 대학 진학을 마음 먹게 되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여전히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이었다. 학비를 위해 모아놓은 자금도 없는 데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서른이 코앞일 테니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 보면, 5년, 10년 뒤의 나는 그때야말로 너무 늦었다며 5년 혹은 10년 전에 시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몇 번 넘어져도 괜찮아, 실컷 헤매면서 어디까지든 갈 수 있어’, ‘바로 여기가 출발점이야’라는 노래구절을 곱씹으면서 대학과 학과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서비스라면 손 꼽히는 일본으로의 유학과 취업을 고려해보게 되었다.

가장 큰 무기는 자신감
처음에는 유학을 전제로 정보를 모으던 중, K-MOVE 해외 취업 사업을 알게 되었다. 원래는 관련 학과에서 지식을 쌓아 취업에 도전할 계획이었으나, 이 또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신청한 결과 호텔 및 리조트 매니저 양성 과정 연수에 참가하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좋아한 가수의 영향으로 일본어는 어느 정도 알아듣는 수준이었지만, 한자는 까막눈이고 문법은 전혀 알지 못해 완전한 문장을 만들지는 못했다. 때문에 원어민 선생님과의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었는데, 매일같이 일본어를 듣고 쓰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언어를 습득하는 데에는 자신감이 필수이며 틀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 틀린 문장이라도 상관 없으니 일단 많이 말하고 보는 것이 회화력을 키우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기회가 생길 때마다 많이 말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인지 처음에는 틀린 문법, 틀린 존댓말을 마구잡이로 썼지만 지금은 매끄러운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틀릴 때마다 문법적인 오류를 올바르게 지적하고 정정해주신 선생님들의 도움이 컸다. 한국에서 이렇게 일본어를 많이 쓰면서, 올바른 문장을 배우고 틀린 문장을 지적 받을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연수가 진행되면서 면접에 응시할 기회도 찾아왔는데, 이 때도 말하기를 위주로 준비했다. 면접은 결국 스스로를 어떻게 어필하느냐의 문제이므로,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어려운 어휘를 쓰지 않아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정확하게 말하는 것을 유념하면서 면접 준비에 힘썼다. 동기들과 모의 면접을 수 차례 진행하면서, 그 때만큼은 같은 수업을 듣는 동기가 아니라 면접관과 면접자가 되어 서로를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생각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회화력과 함께, 면접을 준비하면서 끊임없이 강조 됐던 것은 바로 미소였다. 사람의 첫인상은 대개 몇 초 안에 만들어지고, 한 번 만들어진 첫 인상은 쉽게 고치기 어렵다는 말을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때문에 면접장에 들어갈 때부터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미소와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 노력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손님들에게 늘 웃는 얼굴로 대했던 경험이 이 때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웃는 얼굴과 꾸준히 노력한 회화력,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 덕분에 지원한 기업들 중 서너 곳에서 연락이 왔고, 최종면접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헤매어도 괜찮아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철저한 계획을 짜는 것도 훌륭하지만,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거창한 동기나 뚜렷한 목표가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여기에 내 인생을 걸겠다!’ 보다는 ‘이 길로도 한번 가 볼까?’라는, 다소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첫 발을 내디딘 참이다. 길의 끝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다음 목적지는 보였다고 할까. 이렇게 말하면 다소 무계획하고 가벼운 인상일지도 모르겠다. 요컨대 헤매고 돌아가는 것을 꺼리지 말자는 뜻이다. 가끔은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도 틀어보고, 가끔은 멀리 돌아가기도 하면서, 당장의 목표를 하나하나 클리어 해 나가다 보면 골인 지점에 뭐가 있을지,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 알게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물론 그 길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테고, 부단히 노력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작도 전에 겁먹고 멈춰버린다면 언제까지고 그 자리에 남겨져 있을 뿐이다. 자신에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 돼도, 우선은 한 걸음 내디뎌 보라고 하고 싶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